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굳이 그 남자와 그남자의 양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하시려는 할머니가 창피했다. 이유를 알아서 뭐 어떠하겠는가. 그러면서 가르쳐주고 있는 나는 뭔가?
좀 황당하기 했어도 가슴이 미워지게 아프다거나 씁쓸하다거나 아쉽다거나 하지는 않다. 지금까지 멀쩡한 것 보면.
"미숙씨 (그 남자는 나보다 5살 많으면서도 존칭을 썼다. 미숙아라고 불러준걱이 없다. 그리고 만나서 이야기를 할때면 존댓말을 썼다) 아무리 서로 좋아하고 사랑했어도 그 누구보다 멋진 사랑을 했어도 헤어질때도 정말 미안해. 잘지내...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."
그 남자의 문자가 우습게 느껴졌다. 문장 배열이 뭔가 어색하고 맞지가 않고 그렇다. 오글거리고.
정말 내가 뜨거웠는가? 만나는 내내 덤덤했다. 그 남자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으니까.
내 첫사랑이자 첫 짝사랑이었던 K군에 대한 감정은 지극히 뜨거웠고 그만큼 슬프고 아프고 괴로웠다.
주일날 빠지고 대전에 가야한다는 고민이 씻은듯이 해결되었다. 기분이 날아갈듯 가벼워졌다.
그 남자를 만났던 건 데이트를 핑계삼아 가끔씩 대전 시내에 놀러 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. 사고 싶은거 먹고 싶은거 맘대로 살수 있고 내 돈 안들어가고 바람도 쐬고 . ( 은근히 나도 된장녀 기질이 있나?)
그래서 주일날 빠지고 일찍 가려했는데 그래서 무지하게 고민을 했었다. 목사님께 혼나고 나서,
하나님 께서 내 오랜 기도를 들어주시려나?
가당치않은 시경님에서 그냥 하나님을 예수님은 믿는 사람이 내 배우자가 되게해주세요로 바뀌었다.
그건 하나님이 들어주실만한 기도이다.
종교는 내 바꿀 수 없는 신념이되어야 한다. 교회 안에서 내 존재의 가치 필요성등을 느끼기 때문이다.
믿지 않는 사람은 이걸 이해하지 못한다고 새로오신 자매님이 말씀하셨다.
그래서 난 꼭 신실한 기독교인 그래 션이나 차인표같은 남자랑 결혼하고 싶다. 외모 빼고.
난 가수나 작곡가랑 결혼하고 싶다. 아 시경님이라면 기독교인 이 아니더라도 상관이 없는데.. 어차피 시경님은 내꺼이 아니다. 될 가능성도 무지하게 희박하고.
아무튼 내 생애 첫번째 연애는 만난지 세 번만에 끝나버렸다. 벚꽃과 개나리가 만발한 봄날에 나는 언제나 봄날이 찾아오는걸까? 나를 아프고 설레이게 만들 만남은 올 수 있을까?
그나저나 결혼은 물 건너갔고 고모와 고모부의 취업과 독립 압박을 어떻게 이겨낼지 걱정이다.
이번 KBS드라마 극본 공모에 꼭 당선되어야만 한다..
아 나는 일을 하고 싶지만 일을 하고 싶지 않다. 이게 무슨 마음이란 말인가?
그래서 최후책으로 사랑하지 않는 밋밋한 남자랑 결혼하려고 마음먹고 시댁에 인사가려고 시댁 첫 방문 선이라는 검색어도 쳤엇는데.. 다 물건너 갔다. 나 그냥 집에서 글쓰면서 돈벌면 안될까?